60평에서 20평으로 이사하기 프로젝트
이사하면서 집 정리를 해야 하는데 정말 쉽지 않았던 것이 바로 엄청 줄여야 하는 공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기존에 살던 집이 너무 컸었고 그 허전한 공간을 채우기 위해 수년간 돈 벌어서 열심히 물건을 사서 넣어두었던 겁니다. 거기에다가 고양이 물품도 한번 구입하면 쌓아두고 사용했고 읍내 갔다 오기 힘들었기에 뭐든지 대용량 구입!! 또 눈에 보여야 물건을 쓰는 타입이라 넣어두기보다는 진열에 가깝게 쌓아두었죠.
그렇다 보니... 누가 오더라도 앉을자리 하나 마련이 안되고 늘 어수선했고 고양이 두 마리 덕분에 거실이고 방이고 사막화 모래 바람이 불어오고 있고 날리는 털과 함께 사람 머리카락도 보통이 아닌지라 이미 로봇 청소기가 두 번이나 사망하고 수리받아온 험한 집안이었습니다. 장을 봐 오면 다듬고 정리해서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상황이 안되니 또 구겨 넣고 봉지째 넣고 정리 안 되는 상황인 부엌은 건조되는 그릇과 자리가 없는 요리 도구들로 테이블 위가 가득! 건식 화장실인데 습식을 넘나드는 물기로 항상 얼룩진 화장실과 누가 쓰는 것지 모를 치약과 세안재와 칫솔들로 복잡한 선반. 책장에 분명 책들은 많은데 팔 것도 버릴 것도 아닌 애매한 책들이 한 공간을 차지했네요. 이런 상황에 집을 팍!! 줄여서 이사를 해야 하니 또 다른 짐 구덩이를 만들 것 같아서 스트레스도 심했습니다.
1. 짐을 넣기 위한 수납장에서 쉽게 찾는 수납장으로
수납장을 열어보면 물건이 가득 쌓여서 한쪽은 열면 쏟아지고 물건은 겹겹이 있어서 찾지 못하니 일단 다 꺼냈습니다. 바구니를 같은 종류로 모아서 밑에 깔고 빈 공간은 그대로 남긴다는 생각으로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하니 정말 엄청난 량이더군요. 1순위는 고장 나고 깨져서 못쓰는 물건, 2순위는 오염되고 색이 바랜 오랜 물건들 3순위는 지금이고 내일이고 안쓸 물건들이었습니다. 쓰레기봉투 준비하고 담기 시작하니 그냥 막 들어가더군요. 저녁마다 수납장 하나씩 잡고 넣기를 반복하니 서서히 정리가 되어갑니다.
정리하다 보니 수납함은 왜 이리 많은지요. 급하다고 던져 놓는 물건들이 쌓이고 한번 쓰고는 내려놓고 복잡하니 치워야 할 텐데 그냥 한숨만 쉬고 자고 다시 출근하는 것이 반복되었습니다. 결국은 이사하면서 5단 트롤리를 제외한 모든 수납함과 책장들도 다 버리고나 필요한 분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정리해서 물건을 버리게 되니 수납함이 짐이 되더군요. 이렇게 한짐 줄이고 돌아서니 나의 애장품이자 필수품인 줄 알았던 책과 부엌 물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2. 책은 팔고 묶고 버리기
이사할때 짐의 반이 책이다! 할 정도로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매달 용돈의 일정 금액을 책 사는데 썼는데 한번 읽고는 그대로 책장에 보관이 된 것이죠. 새로 이사 가는 집에 가져갈 책장은 딱 두 개인데 책은 그 두배를 넘어가니 최종적으로 가져갈 책을 골라야 했습니다.
일단 팔 수 있는 책은 팔자! 알라딘의 중고책 서비스를 이용해서 책 이름을 검색해 매입 가능 책만 한쪽으로 꺼내놨습니다. (생각 외로 팔리지 않는 책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픽업 박스 오자마자 받아서 바로 보내고 종료! 육아 관련 책은 지역 카페에 올리거나 당근 마켓을 이용해서 그냥 드리거나 천 원에 바로바로 팔아버렸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전공서적과 아이가 읽을 책과 서류만 남고 모두 정리가 완료되었습니다.
3. 부엌도구는 나한테 맞는 것만 가져가기
부엌 정리때 꺼내면서 놀랐던 건 내가 산건 얼마 안 된다는 것이었어요. 대부분 어머니께서 주신 것. 사은품으로 받은 것. 누가 버린다는 거 받아온 것이었죠. 게다가 한두 번 사고 놔둔 소형가전은 왜 이리 많던지요~;ㅇ; 예전에 리뷰어 활동을 하면서 받은 물건에 사은품까지 있었으니 ㄷ자 부엌 수납장을 가득 채우고 밖에 나와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사할 집은 부엌이 두 발자국만 걸으면 끝나는 1자형 작은 수납장 하나이니 정말 거의 다 버리는 수밖에 없었어요.
무거운 옛날 사기그릇과 사은품으로 받은 유리컵은 다 버렸습니다. 이미 이전에 지진으로 거의 다 깨졌고 짝이 맞지 않았는데 바로바로 처리했어요. 오래써서 뿌옇게 변한 플라스틱 밀폐용기들도 버리고 일회용 포장용기들도 버렸습니다. 유리 밀폐용기도 필요한 양만 남기고 어머니 집으로 보내고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과 잘 쓰지 않는 큰 냄비들도 처리하고 나니 정말 부엌 짐은 확~ 줄일 수 있었네요. 이사하고 난 후에 작은 부엌에 모두 잘 보관할 수 있을 정도로 버리고 비우고 치울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버리고 정리했는데도 3배나 줄여야 하는 이사!! 문제는 또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ㅇ;
*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