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간 산책의 규칙
코로나 시작하기 전부터 아이와 저는 전염병과의 시작이었어요. 지역 내 법정 전염병이 돌았고 근처 학생이 감염되고 아이도 검사하니 마니 난리가 아녔죠. 업무상 보건소와 협력해서 일을 처리하다 보니 아마 그때부터 마스크를 원칙적으로 쓰고 다녔습니다.
1년이 넘도록 거의 집에만 지내는 아이와 집-회사 반복인 생활에 우울증도 심하게 오고 평소 하던 생활의 80%를 없애고 그저 가만히 살기만 하다보니 한계가 온 게 사실이었어요. 가을부터 지역 내 감염자 숫자가 그다지 많지 않아서 가볍게 산책을 해볼까? 하고 동내 주변만 다녀왔는데 저희 집에는 산책 규칙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산책 규칙
1. 우리 동내, 읍,시를 벗어나지 않는다.
2.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는다.
3.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는다.
4. 산책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을 넘지 않는다.
5. 아무것도 만지지 않고 아무것도 사용하지 않는다.
6. 차에서 내리기전에 손 소독, 타기 전에 손 소독, 집에 와서 샤워하기
7. 산책 장소에 사람이 있으면 장소를 변경한다. (사람이 전혀 없는 장소만 산책 가능)
8. 산책 장소에 걸어갈 때는 사람을 피한다.
기본적으로 그냥 사람을 만나지 않고 아무것도 건들지 않는 선에서 운동삼아 30~40분 걷는 게 전부인 산책.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히 우울증이라던지 무기력증도 벗어났고 일주일에 최대 2일은 나가서 걷게 돼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장소를 선정할 때 이미 만들어진 산책로는 피하고 다른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으로 하다 보니 사실상 좋은 환경의 산책은 아니었습니다. 찾다 찾다 보니 집에서 가장 가까운 바닷가!!
신년에 오지마라고~-ㅅ- 현수막 붙여두었는데 해수욕장 안쪽으로 안 가고 외곽 산책로를 주로 가게 됩니다. 이미 두어 번 왔는데 풍랑주의보가 떴을 때라 던 지 비 오는 날 가서 사람들 아무도 없을 때 바람을 마구 맞아가면서 산책을 했네요~^^:: 얼마 전에도 갔는데 역시나 사람들 없는 빈 주차장에서 내려서 사부작사부작~ 바닷가 쪽 갈 생각도 못하고 도로 옆 보도만 걸었습니다.
한 20분 산책? 네~-ㅅ- 이상태예요~ㅎㅎㅎ 차만 몇 대 지나가고 다들 내릴 생각도 못하시고 드라이버 하시고 가는 구간을 살짝 걷다가 비 와서 바로 집에 왔던 산책입니다.
가볍게 동내 산책도 사람들이 잘 안 나오는 시간대를 선택해서 가다 보니 많이 만나도 2명? 마스크 제대로 하신 분들끼리 서로 길을 피해서 다닐 정도입니다. 최근에 갔다 온 곳이...
게임 속 인던 들어가는 느낌의 산책로였습니다~^^:: 저길 끝쪽에는 뭐가 있나~ 했다죠~ㅎㅎㅎㅎ
둘이 가면서도 사실 걷기 바쁩니다. 저질체력이라 말이라도 하려면 헉헉 거리니 이야기하면서 즐거운 산책길이 아니라 극기훈련 길? ^^::: 그래도 나름 갔다 오면 "엄마 10분 걸었어?" 하는데 시계 보면 40분 걸었다죠~^^
이렇게 다녀온 날은 그나마 일찍 잠들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고 어디 아프다는 소리도 없습니다. 계속 컴으로 공부하고 동영상 보고 게임만 하다 보니 의자에 수십 시간 앉게 되고 복통이 일어나는 이유가 안 움직여서 인듯해서 어떻게든 산책이라도 시키려고 하는데 최근에 또 지역 내 감염자가 나와서 너무 속상하네요.
누군가는 사람들을 피해서 작은 산책을 즐기는데 누군가는 맘대로 마스크 벗고 목욕탕도 가고 여행도 가고 활동하면서 퍼트리니 확진자 문자에 속상한 직장맘입니다.
언제쯤 가족이 행복하게 여행과 산책을 갈 수 있을까요? 지금 아기 아빠랑도 서로에게 지켜야 할 사람들 때문에 떨어져서 지내고 있는 라직맘이라 간절히 바라봅니다. 다들 코로나 수칙 잘 지키고 서로에게 조심하면서 살고 계시죠? 부디 이 기간을 어서 끝내고 싶습니다.